영화 - What Women Wants(2000) 영화와 공연 이야기

1. 기본 정보
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러닝 타임 : 123분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주요 배우 : 멜 깁슨, 헬렌 헌트
등급 : 15세 관람가(국내)

 이 영화의 주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여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아닐까. 여기서 조금 더 확장하면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 닉 마샬은 전기 드라이어로 인한 감전으로 여자의 마음을 읽는 대단한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인간 관계의 복합체인 사회에서 누구나 원하는 능력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느낌은 대단히 유쾌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처럼, 심각하지도 않으면서, 나름의 유쾌함도 있고, 잔잔한 감동도 있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이런저런 설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한 느낌을 받았었지만, 두어 번 보면서 영화 자체의 코드 같은 것도 읽는 재미 등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라는 것은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소재지만, 닉과 닉의 딸과의 관계, 직장 내 라이벌 등의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내서 친밀감이 간다.

 가장 동경의 대상은 주인공 닉 마샬이다. 개인적인 생각에 남자의 지상 과제는 ‘Knowing What Women Want’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성의 마음이 들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음을 뺏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한 상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해서 상대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것도 미치도록 머리 아픈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의 모든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여 그를 채워야만 하는 강박관념의 시달릴 것 같다. 또한 하루에도 수천만 번씩 변하는 사람의 마음, 그것도 여자의 마음을 채우려면 얼마나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가장 좋았던 인물은 여자 주인공인 달시 맥과이어이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로, 남자가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뛰어난 능력에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국내 영화라면 흔히 기가 세고 흔히 된장녀라고 불리는 허세를 부릴 것 같은 이미지로 그려졌을 가능성이 높았겠지만, 자신의 위세를 부리는 그런 캐릭터도 아니고, 까다로운 캐릭터도 아닌 캐릭터로 그려졌다.
 
 반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인물은 닉의 딸이다. 아무리 고등학교 1학년짜리 철부지 아이지만, 자신의 성을 저렇게 흔한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성관계=성인이 되는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누가 갖고 있기에 이러한 캐릭터가 만들어졌는지는 의문이지만, 워낙 많은 일이 일어나는 미국 사회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공감은 전혀 가지 않는 캐릭터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에린이라는 서류를 안고 다니는 여자의 집을 찾아가 그녀를 살피는 장면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월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 특권을 누리고 있다면 그러한, 사회 봉사(?)와 같은 일이 나와야 하는 메커니즘이 대부분 영화의 그런 플롯이지만, 이러한 것은 인간적인 미를 느끼게 하고 진정으로 가진 자가 가져야 할 의무가 아닐까 싶다. 반면, 가장 씁쓸했던 장면은 닉 마셜이 자신의 딸과 대화에 실패하는 일련의 과정들이다. 자신의 피붙이인 하나뿐인 딸에게 그러한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특별히 바꾸거나 하고 싶은 대사는 없지만, 설정을 바꾸고 싶은 것은 있다. 주인공 닉 마셜이 감전이 되고, 남자의 생각만 읽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그렇게 되었다면, 이 영화는 더 이상 로맨스가 아니라, 심리학 드라마가 되었을까? 풀어나가기 나름이겠지만, 영화는 더욱 심각해졌으리라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은 소재지만 그다지 가볍지도 않은 영화랄까. 나중에 시간 날 때 한번쯤 다시 봐도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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